Leica Q2를 처음 손에 쥔 건 벌써 4년 전이다.
Leica Q2를 처음 샀을 때를 떠올려보면 ‘심플하다’는 첫인상이 가장 강했다. 불필요한 버튼이 없고, 딱 필요한 요소만 담겨 있었다. 하지만 막상 찍으려고 하면 이 심플함이 오히려 조작을 복잡하게 만들었다.
그래서 Q2를 쓸 땐 결국 A 모드(Aperture Priority) 를 주로 사용했다. 조리개 링을 손으로 돌려서 조이고, 상단 다이얼로 노출을 맞추고, 셔터를 누른다. 자동과 수동의 경계에 걸쳐 있는 듯한 이 감각이 Q 시리즈를 쓰면서 느끼는 가장 큰 재미였다.

Q 시리즈와 28mm 화각의 장벽
Q 시리즈는 언제나 28mm 단렌즈로 시작과 끝을 함께했다. 스냅과 풍경에는 좋지만, 막상 인물을 찍으려면 거리감이 애매해 늘 아쉬움이 남았다. 나도 Q2로 인물을 찍을 땐 자연스럽게 조금 더 다가가거나 프레임을 고민하곤 했다.
하지만 Q3 43이 나오면서 이 고민은 확실히 달라졌다. 43mm 화각은 35mm보다 인물이 자연스럽게 담기고, 50mm보다 조금 더 주변을 넣어낼 수 있어 일상에서 쓰기 좋았다. 덕분에 Q 시리즈를 떠났던 사람들도 다시 관심을 가지게 됐고, 실제로 Q3 43은 출시 직후부터 큰 환영을 받았다.
특히 Leica 시리즈에 실망하고 소유하고 있던 Leica Q, SL2 , APO 렌즈들을 다 정리한 내게 호기심을 불러 일으켰고 구매로 이어지게 했다.
길어진 최소 초점거리 — 불편함이 주는 손맛
Q3 43에 대한 이야기 중 하나는 최소 초점거리가 Q2, Q3 28mm 모델에 비해 길어졌다는 점이다. 가까운 사물을 찍을 때 아쉽다는 의견도 종종 보인다.
하지만 나는 이 부분이 오히려 Q 시리즈의 매력을 살려준다고 생각한다. Q2 시절에도 매크로 모드를 켜려면 렌즈 앞 링을 돌리고, 조리개를 조이고, 심도 미리보기 버튼을 눌러야 했다. 자동으로 다 해주는 카메라에 익숙하다면 불편하겠지만, Q는 원래 손이 많이 가는 맛으로 찍는 카메라다.
길어진 최소 초점거리 덕분에 매크로링을 돌리고 몸을 움직이며 거리를 맞추고, 조리개를 다시 조절하고, 심도 미리보기를 눌러가며 한 장 한 장 얻어내는 과정이 더 필요하다. 이 번거로운 과정을 즐길 수 있다면 오히려 반자동 카메라를 쓰는 듯한 느낌으로 Q3 43은 더 큰 재미를 준다.

Q3 43이 만들어내는 일상의 색과 디테일
며칠 전에는 Q3 43을 들고 근처 공원으로 나갔다. 햇볕 아래 풍경, 벤치에 앉은 가족, 길가에 핀 꽃들을 찍어봤다. 화각이 바뀌니 인물은 훨씬 자연스럽고, 배경은 과하지 않게 담긴다. 풍경과 꽃도 마찬가지다.
Q2보다 조금 더 부드럽고 세밀해진 화질 덕분에 촬영한 사진들을 다시 열어보는 재미가 있다. 한 장씩 파일을 확인할 때마다 Q3 43의 화질이 괜히 이야기되는 게 아니란 걸 느낄 수 있었다.



APO렌즈의 특유의 해상력은 사진 보는 재미를 더 해준다.









Q3 43을 다시 손에 쥐는 이유
Q 시리즈는 편한 카메라는 아니다. 화각도 호불호가 있고, 조작은 손이 많이 간다. 하지만 그 불편함이 주는 재미 때문에 한 번 손에 쥔 사람은 쉽게 놓지 못한다.
이번 Q3 43은 28mm 때문에 고민하던 사람들을 돌아오게 만들었다. 그리고 최소 초점거리마저 길어져서 한 장을 찍기 위해 몸을 더 움직이고, 렌즈를 돌리고, 카메라와 시간을 더 보내게 만든다. 그게 이 카메라의 가장 큰 매력이다.






앞으로 Q3 43으로 일상 속 풍경, 사람, 꽃들을 더 많이 담아볼 생각이다. 손이 많이 가지만 그만큼 남는 사진은 더 만족스럽다. Q 시리즈를 고민하는 분이라면, 이번 Q3 43은 분명 다시 한 번 손에 쥐어볼 만한 카메라라고 생각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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